영주컬럼

공적인 의(義)

오렌지와 은하수 2010. 6. 11. 13:46

공적인 의(義)


중국 춘추시대에 있었던 일이다. 노(魯)나라의 한 마을에 가난한 여인이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웃 제(齊)나라에서 노나라를 정복하려고 이 마을에도 쳐들어 왔다. 그래서 그 여인은 한 아이를 안고, 한 아이는 손목을 잡은채 이끌고 난리를 피하여 필사적으로 도망을 쳤다. 적은 점점 가까이 쫓아왔다. 그러나 그 여인은 두 아이를 데리고 가느라 도저히 빨리 뛸 수가 없었다. 이제는 잡혔구나 하고 생각했을 때 그 여인은 부득이 한 아이를 버리기로 작정했다. 품에 안고있던 아이를 내려놓고  손목을 잡은 아이만 데리고 뛰었다. 일반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차라리 손목 잡고있던 아이를 버리고 안고있던 아이를 데리고 가야 빨리 도망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 여인은 그렇게하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적의 장군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조금전 아이 버리는 상황을 보았던 장군은 이상하다는 듯이 물었다. “어찌하여 품안에 안고있는 아이는 내려놓고 손목잡고 있던 아이는 데리고 도망쳤느냐?” 여인은 조용히 설명했다. “내가 품고있던 아이는 내 아이요, 손목을 잡고있던 아이는 내 형님의 아이입니다. 난 내 아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합니다. 그러나 내 아이를 돌보는 것은 사적인 사랑이고 형님의 아이를 돌보는 것은 공적인 의입니다. 의를 버리고 사적인 사랑을 택하여 형님의 아이를 버리고, 내 자식을 구원한다면 나는 좋겠지요. 그러나 그렇게 한다면 우리 집안꼴은 무엇이 될 것이며 나아가 우리나라 꼴은 무엇이 되겠습니까?” 그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 제나라 장군은 크게 감동하여 “의를 아는 여인이 있는 도성은 쳐들어 갈 수 없으며 의가 있는 나라는 공격하지 못하는 법이다.” 라며 철수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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